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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고백에 ‘이 질환’ 진단 9배↑…진단 기준은?

정신건강 문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숨기고 하고 싶어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연예인들이 자신의 정신질환 투병 사실을 공개하면서,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공황장애 진단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연예인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공황장애 진단율이 17년 새 약 9.4배 증가했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과거에는 정신질환을 앓아도 주변 시선을 신경 쓰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편견이나 거부감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이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대중에게 공개한 사건들이 큰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교실 조민우 교수팀은 2004년부터 17년간의 공황장애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한 2010년 이후로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약 9.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편견을 누그러뜨렸고, 이로 인해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들이 용기를 얻어 병원을 찾아 진단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인 공황발작이 주요한 특징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공포, 숨이 가빠지거나 막힐 듯한 느낌, 땀이 나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의 공황발작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공황발작은 특별히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신체의 경보 체계가 오작동을 일으키며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와 같은 반응을 일으키는 병적인 증상으로 정의한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 화재 등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상황에서는 정상 반응이라고 볼 수 있지만,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같은 곳에서 공황발작을 경험한다면 불안반응이 오작동한 것으로 보고 공황장애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 진단이나 치료가 늦어질 경우 우울증이나 광장공포증 등이 함께 발병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증상이 있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공황장애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반복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공황발작이 나타남공황발작은 극심한 공포와 고통이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수 분 내 최고조에 이르러야 하며 다음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 △가슴 두근거림 또는 심장박동수의 증가 △발한 △몸이 떨리거나 후들거림 △숨이 가쁘거나 답답한 느낌 △질식할 것 같은 느낌 △흉통 또는 가슴 불편감 △메스꺼움 또는 복부 불편감 △어지럽거나 불안정하거나 멍한 느낌이 들거나 쓰러질 것 같음 △춥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감각 이상 △비현실감 혹은 이인증 △스스로 통제할 수 없거나 미칠 것 같은 두려움 △죽을 것 같은 공포 2. 적어도 1회 이상의 발작 이후에 1개월 이상 다음 중 한 가지 이상의 조건을 만족함△추가적인 공황발작이나 공황발작에 대한 결과에 대한 지속적인 걱정△발작과 관련된 행동으로 현저하게 부적응적인 변화가 일어남 연구팀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04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를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인 신규 진단율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 고백의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얻은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2010년 12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연이어 2011년 10월, 2012년 1월 유명 가수와 개그맨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고백해 공황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됐었다. 그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 전(2004년 1월~2010년 11월)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5.4명 수준이었던 반면, 고백 직후인 2010년 12월 10만 명당 6.5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그 이후로도 인구 10만 명당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2011년 1월~2월 8.4명, 3월 18.0명, 4월 26.0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연도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2004년부터 2010년 사이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65명 수준이었던 반면,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이 발표된 이후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꾸준히 증가해 2021년 10만 명당 610명을 기록했다. 17년과 비교해 약 9.4배 증가한 수치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용기 있는 연예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솔직하고 진솔한 투병기를 공개함으로써 그동안 불안과 공황증상으로 고생하고 이를 몰랐거나, 알아도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던 분들이 비로소 도움받을 용기를 내게 되었다”라며, “하지만 이렇게 공황장애 환자만 급격하게 늘어난 데에는, 다양한 증상을 가진 분들이 비교적 잘 알려진 정신질환인 공황장애로만 치료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아직까지도 여전히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지만, 공황장애를 포함한 많은 정신질환이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증상 때문에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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