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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 마시면 기억이 안 나요"…필름 자주 끊긴다면 '이 치매'일 수도
과음을 한 후에는 눈앞이 핑 돌고, 제대로 걷기 어려워지는 등의 증상을 쉽게 겪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술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빠르게 술을 마시다 보면 흔히 '필름이 끊겼다'라고 표현하는 '블랙아웃' 증상을 겪기도 한다. 알코올 탓에 일정 시간 동안의 기억을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잃는 것인데, 반복될 경우 알코올성 치매로도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필름 자주 끊기고 폭력성 높아진다면 알코올성 치매 의심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을 장기간 과다 섭취했을 때, 우리 뇌의 기억을 관장하는 영역인 '해마'가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인지기능 저하다. 소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는데, 특히 혈류 공급이 많은 뇌가 쉽게 손상을 입는 것이다.
알코올성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술을 마신 후 기억을 잃는 블랙아웃이다. 해마가 일시적으로 정지하면서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지 못하고, 기억이 끊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해마가 계속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뇌의 손상이 반복되면 서서히 뇌의 구조 자체가 변화하게 된다.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 교수(명지병원)는 "블랙아웃 상태라도 단순한 행동을 하면서 평소와 같은 모습을 보일 수는 있지만, 술에서 깨어난 후에는 이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초기에는 블랙아웃이 일시적으로 나타나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날 경우 알코올성 치매로 진행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알코올성 치매 환자의 뇌 단층사진(ct)을 보면 기억을 담당하는 뇌 구조물이 변하고, 뇌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이 확인된다.
또한 알코올성 치매 환자는 이전보다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곤 한다.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손상을 입으며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하는 것. 특히 노년기에 알코올성 치매가 나타나는 경우,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만을 생각해 알츠하이머 치매 등 다른 종류의 치매와 구분하지 못하기도 한다. 만약 최근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화를 잘 내고, 폭력성이 강해진 것 같다면 알코올성 치매를 의심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외에도 △전반적인 기억 능력의 저하 △판단력 저하 △운동능력 및 실행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알코올이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 흡수를 방해해 영양 결핍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비타민 b1 결핍이다. 이로 인해 비정상적인 걸음걸이와 심각한 기억상실 등을 유발하는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 등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금주하고 영양 보충 충분히 해야…유산소 운동도 도움 돼
노년기에 흔히 발생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비가역적인 경우가 많고, 원인도 불명확한 경우가 적지 않다. 다만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이라는 명확한 원인이 있는 만큼 술을 끊는다면 뇌 기능의 악화를 멈출 수 있고, 일부 회복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알코올성 치매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는 완전한 금주다. 이승훈 교수는 "처음 음주를 시작한 것이 단순히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라고 해도, 일정 기간 음주가 지속되다 보면 신체적∙심리적 의존이 생겨 금주가 어려워진다"라며 "스스로 음주가 조절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단증상과 갈망을 조절할 수 있는 상담과 약물치료 등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금주와 더불어 균형 잡힌 식사를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음주로 인해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 b 군과 비타민 c를 잘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술 대신 과일과 채소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뇌 건강과 인지기능 관리에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비타민 b 군은 △바나나 △달걀 △우유 △돼지고기 △견과류 등에 풍부하며, 비타민 c는 △감귤류 과일 △브로콜리 △키위 △딸기 등을 챙겨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산소 운동도 좋은 방법이다. 유산소 운동이 혈액순환을 개선해 뇌세포의 활동을 촉진하고, 뇌세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 또한 체내 알코올 분해도 촉진할 수 있는 만큼, 주 3회 이상 꾸준히 달리기나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다만 술을 마신 직후라면 탈수 증상이 심해지고, 간에도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술이 깨기 전까지는 무리한 운동을 피할 것을 권한다.
도움말 = 이승훈 교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