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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폭염, '여름형 우울증' 주의보… 전문의가 알려주는 예방법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온이 33도 이상 올라가는 날이 계속되며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온열질환은 두통, 어지럼증, 근육 경련 등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폭염은 신체를 넘어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짜증이 쉽게 치밀고, 잠들기 어려우며, 식욕이 뚝 떨어지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이하 sad)'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sad는 특정 계절에 따라 반복적으로 우울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주로 겨울철 일조량 감소로 인해 무기력, 과식, 과수면 등의 증상이 유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부는 반대로 여름철 강한 햇빛과 고온다습한 기후에 노출되면서 과민성, 충동성 등의 '과흥분형 우울 증상'을 경험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권순모 원장(마음숲길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더위로 인해 체온 조절 기능이 과부하되면 자율신경계 이상과 함께 감정 조절 능력에도 장애가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여름형 sad는 수면장애, 식욕 저하, 불면, 충동성 증가 등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며, 무더위가 계속될수록 그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전체 계절형 정동장애 환자의 약 10% 정도가 여름형으로 추정되며, 일반 인구에서 약 0.6%의 유병률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고온이 뇌에 미치는 영향… 신체는 더위도 스트레스로 인식한다
뇌는 고온 환경 자체를 '신체적 스트레스'로 받아들인다.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시상하부는 감정 조절 영역인 편도체와 밀접한 연결을 갖고 있으며, 이 연결을 통해 고온은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에 영향을 준다.
권순모 원장은 "시상하부에서 수집된 고온 정보는 편도체로 전달돼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등의 분비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세로토닌은 온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용체들을 가지고 있어, 더운 환경에서는 감정 기복, 충동성 증가, 불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온 스트레스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을 활성화시켜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키고, 이는 전두엽과 변연계 간의 조율을 저해해 감정 조절 능력을 떨어뜨린다. 권 원장은 "갈색지방조직이 과활성화될 때 우울증과 자살 충동과 연관된 뇌 반응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며 "체온 방어 과정이 감정적 탈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더위가 자살 사고 증가로 이어지는 이유
고온 스트레스는 단순한 불쾌감이나 기분 저하를 넘어, 충동 조절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여러 통계에서 여름철(5~7월)에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겨울철 우울증보다 여름형 우울증이 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권순모 원장은 "고온은 세로토닌 시스템의 과활성화를 유도해 충동성과 공격성을 증가시키고, 동시에 전전두엽 기능 저하를 통해 판단력과 자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자살 사고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이유 중 하나도 이 같은 생리적 불균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탠포드 대학교 마샬 버크 교수 연구팀은 미국과 멕시코의 국가 통계 데이터를 분석해 월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자살률이 0.68%~2.1%까지 증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이러한 영향은 기온 상승 직후 12일 내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소득 수준이나 냉방 환경과 관계없이 유사하게 관찰됐다.
고온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생활 전략
여름철 우울 증상을 예방하려면, 생활환경과 루틴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체리듬과 수면 사이클이 깨지지 않도록 꾸준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무리하지 않는 야외 활동과 실내 환경 조절이 핵심이다.
권순모 원장은 "실내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수면과 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맞추며, 아침 햇빛 노출과 저녁 조명 조절 등을 통해 생체리듬을 지켜야 한다"며 "과도한 더위를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운동과 이완 훈련을 병행하면 우울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인지행동치료나 광치료를 병행하거나, 최근 주목받고 있는 체온 조절 중심 치료법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권 원장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해질 경우, 조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며 "개인별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증상에 따라 접근 방법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 (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