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이 시작되기 전, 반복적으로 정서적, 행동적, 신체적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을 월경전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 pms)이라고 부른다. 가임기 여성의 40% 이상이 pms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5%가량은 월경전불쾌장애(premenstrual dysphoria disorder, pmd)라는 심각한 수준의 pms를 앓는다. 그런데 많은 여성이 겪고 있는 pms가 일상생활에 여러 불편함을 미칠 뿐 아니라 충동적인 자살 위험까지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pms와 pmd가 정확히 무엇인지, 또 월경전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월경증후군’ pms, pmd 어떻게 다를까월경 관련 증후군은 생리 전 4~10일 사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으며, 생리가 끝날 때까지도 계속될 수 있다. 증상도 180여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람마다 느끼는 증상과 강도도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 일부 여성에서는 드물게 월경 후 증후군(postmenstrual syndrome)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pms의 증상들로는 △집중력 저하 △건망증 △공격성 △우울 △불안 등 정신적인 증상과 △부종 △유방통 △소화장애 △두통 △요통 등의 신체적인 증상이 있다. pmd는 광의로는 pms에 속하지만, 산부인과 질환인 pms와 달리 정신과 질환으로 분류된다. 주로 우울감과 불안, 초조함 등의 심리적 증상이 극심한 상태에 달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일 때 pmd가 진단된다. pmd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호르몬 변화에 따른 세로토닌 수치의 변동과 뇌의 민감성, 과거 우울증 병력 등을 pmd를 유발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언급한다.
pmds 환자 자살 위험 2배↑…25세 이하 여성 고위험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연구팀은 지난 5월 월경증후군과 자살 위험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해당 연구에서 pms와 pmd를 포괄해 pmds(premenstrual disorders)라는 명칭으로 표현했다. 연구진은 pmds를 진단받은 환자 67,748명의 생존 여부와 사망원인을 6년 2개월가량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해당 기간 내 사망한 여성 367명 중 27.2%는 자살로 인한 조기 사망인 것으로 밝혀졌다. pmds를 겪는 환자 3명 중 1명이 6년 이내에 자살했다는 것. 이는 pmds를 진단받지 않은 여성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36세였으며, 특히 25세 이전의 젊은 여성에게서 자살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pmds는 주로 늦은 나이에 진단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받을 정도로 pmds 증상이 뚜렷한 여성은 정신적인 증상이 매우 심각한 정도였을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美 연구팀, “pmds 치료가 자살 위험 줄이는 데 도움 돼”지난해 미국정신의학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게재된 연구에서도 월경과 자살의 관계성이 발표된 바 있다. 일리노이대 시카고(uic) 약대 연구팀이 pmds를 겪는 여성 1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월경 직전과 직후에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실제로 자살을 계획 및 시도한 경우가 많았던 것. 해당 연구결과는 실제 자살 위험과 pmds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증명해 가임기 여성의 자살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pmds를 치료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가 pmds의 치료에 대한 중요성과 자살행동 같은 부정적 결과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월경 전 평소와 다른 기분, 방치하지 말아야…이렇게 해보세요!평상시 월경 전에 우울감을 포함해 평소와 다른 감정이나 신체적 변화가 나타난다면 월경전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지속적으로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난다면 카페인과 염분의 섭취를 줄이고, 적당한 운동과 취미 활동, 충분한 숙면 등으로 기분을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지중해식 식단으로 식사를 하거나 캐모마일 차를 마시는 것도 월경전증후군을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꾸준한 노력에도 월경전증후군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송성욱 원장(로엔산부인과의원)은 “월경전증후군은 일차적으로는 여성호르몬제를 이용해 치료하지만, 증상에 따라 필요한 치료를 따로 받아야 할 수도 있다”라며 가까운 산부인과에 내원해 진찰을 받아보기를 권장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송성욱 원장(로엔산부인과의원 산부인과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