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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타민·에스케타민, 기존 항우울제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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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타민(ketamine)과 그 s-이성질체인 에스케타민(esketamine)은 기존 항우울제와는 완전히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진 혁신적인 치료제입니다. 주로 마취제로 사용되던 케타민이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 빠르고 강력한 항우울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은 정신의학 분야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기존 항우울제가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의 양을 서서히 조절하는 방식이라면, 케타민은 nmda 수용체를 차단하여 뇌 신경 회로의 연결성 자체를 빠르게 회복시킵니다. 2019년 fda 승인을 받은 에스케타민 비강 스프레이를 포함해, 현재 이 약물들은 우울증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기존 항우울제와 다른 작용 기전
케타민과 에스케타민은 뇌에서 감정과 사고를 전달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약물입니다. 이 약물은 'nmda 수용체'라는 뇌의 특정 스위치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nmda 수용체는 학습과 기억, 그리고 뇌 신경 회로의 유연성을 담당하는 글루타메이트라는 신경전달물질과 관련된 통로입니다.

기존의 항우울제(ssri, snri 등)가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물질의 양을 서서히 조절해 기분을 천천히 끌어올리는 방식이라면, 케타민은 뇌 신경 회로가 작동하는 흐름 자체를 '직접 조절'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구체적으로 케타민은 뇌 속에서 '브레이크 역할'을 하던 신경세포의 기능을 잠시 약화시킵니다. 그러면 그동안 억눌려 있던 글루타메이트 신호가 한꺼번에 활성화되면서, 뇌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신호가 빠르게 작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물질이 증가하는데, 이는 신경세포의 성장과 회복을 돕는 일종의 '영양제'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세포 성장, 분열 등 생명 현상 전반을 조절하는 mtor(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경로가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시냅스(신경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고, 손상됐던 신경 회로가 다시 연결됩니다.

결과적으로 케타민은 우울증으로 인해 약해졌던 뇌의 연결성을 빠르게 회복시켜, 짧은 시간 안에 항우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 항우울제에 반응이 없던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관련 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케타민(ketamine): 전통적으로 마취제로 사용되어 온 약물입니다.
• 에스케타민(esketamine): 비강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되어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 r-케타민(arketamine): 현재 연구 단계에 있는 물질로, 에스케타민 대비 부작용이 적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하이드록시노르케타민(hydroxynorketamine): 케타민의 대사산물로 연구 중인 약물입니다.

빠른 효과가 장점, 하지만 관리가 필수
케타민과 에스케타민 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효과가 매우 빠르다는 점입니다. 기존 항우울제가 보통 수주에 걸쳐 서서히 효과를 보이는 것과 달리, 케타민은 한 번의 투여만으로도 24시간 이내 우울 증상이 뚜렷하게 완화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자살 사고가 동반된 중증 우울증 환자나, 일상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환자에게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빠른 증상 완화가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근거를 바탕으로 fda는 2019년 에스케타민 비강 스프레이를 기존 항우울제와 함께 사용하는 조건으로 치료 저항성 우울증과 급성 자살 위험이 있는 주요 우울 장애 성인의 치료에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이는 수십 년 만에 등장한 완전히 새로운 작용 기전의 항우울제라는 점에서 정신의학 분야에 큰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임상에서는 보통 56mg 또는 84mg 용량으로 투여하며, 초기에는 주 2회 사용한 뒤 증상에 따라 투여 간격을 점차 늘리는 방식이 사용됩니다. 치료 반응은 표준화된 우울증 평가 도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합니다.

다만 치료 과정에서 해리감, 현기증, 현실감 상실, 지각 변화, 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남용이나 의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에스케타민은 rems(risk evaluation and mitigation strategy, 위험 평가 및 완화 전략) 프로그램에 따라,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의 감독 하에서만 투여됩니다. 투여 후에는 최소 2시간 이상 경과 관찰이 필요하며, 당일 운전은 제한됩니다.

항우울 효과의 지속 기간은 평균 7~14일 정도로 알려져 있어, 효과 유지를 위해 반복 투여가 필요합니다. 최적의 용량과 투여 간격, 장기 사용 시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며, 장기간 사용할 경우 방광 문제나 인지 기능 변화, 의존성 위험에 대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임상적 유용성과 한계
케타민과 에스케타민의 가장 분명한 장점은 빠른 항우울 효과입니다. 여러 항우울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았던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며, 급성 자살 위험이 있는 환자에서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 항우울제와 달리 모노아민 경로에 의존하지 않는 작용 기전은 치료 선택지를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신경세포 간 연결 회복과 신경가소성 증진 효과는 우울증의 장기적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입니다. 기존 항우울제와 병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임상 현장에서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반면 한계도 분명합니다. 해리성 증상과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일부 환자에게는 사용이 제한될 수 있으며, 장기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습니다. 반복 투여 시 비뇨기계 부작용이나 인지 기능 변화가 나타날 수 있고, 치료 비용과 접근성 문제 역시 고려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효과가 일시적인 경우가 많아, 유지 치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 남은 과제입니다.

치료에 적합한 환자군은?
케타민과 에스케타민 치료는 모든 우울증 환자에게 일차 치료로 권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최소 두 가지 이상의 항우울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 급성 자살 위험이 있는 환자, 빠른 증상 완화가 필요한 경우에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기존 항우울제의 부작용으로 치료 유지가 어려웠던 환자나, 특정 우울증 하위 유형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된 경우, 약물 사용 장애 이력이 있는 환자, 중증 심혈관 질환 환자, 임신·수유 중인 여성, 중증 간·신장 질환 환자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케타민과 에스케타민 치료는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면밀한 평가와 지속적인 모니터링 아래 시행돼야 합니다. 단독 치료보다는 기존 항우울제 치료를 보완하는 보조적 치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약물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심리치료 등 비약물적 치료와의 병행이 권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