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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르는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오남용 문제, 국내는 어떨까?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opioid)’는 아편 계열의 약물로 진통 효과가 있어 암 등과 같은 중증 환자나 만성 통증 환자 등의 치료를 돕기 위해 사용한다. 대표적인 오피오이드 약물로는 모르핀(morphine)과 옥시코돈(oxycodone), 하이드로코돈(hydrocodone), 펜타닐(fentanyl) 등이 있다. 오피오이드는 신경전달물질인 엔도르핀(endorphin)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중추신경계에서 통증과 관련된 신경 세포들의 활동을 억제한다. 중증 환자들의 극심한 통증을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긴 하지만, 중독성이 강하고 남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의사나 약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해외에서 일반인이 오남용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최근 해외에서 일반인이 오남용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 마약성 진통제에 빠진 사람들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오피오이드 남용의 심각성이 이미 몇 년 전부터 거론되어 왔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는 “2017년 약 11만 5,000명이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으로 사망했으며, 2019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7,500만 명(15~65세 인구의 5.5%)이 적어도 한 번은 오피오이드를 접해본 적이 있다”라고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oecd health at a glance) 2021’에서는 “미국, 캐나다 등 일부 oecd 국가에서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유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2019년 oecd 국가의 성인 인구 중 평균 2% 이상이 만성 오피오이드 사용자였으며, 2019~2020년 오피오이드 총 처방량은 아이슬란드가 독보적으로 많았고, 노르웨이와 호주가 그 뒤를 이었다.2019~2020년 oecd 국가의 오피오이드 총 처방량 비교 | 출처: oecd health at a glance 2021

또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2020~2021년 미국 내 약물과다 복용 사망자 약 10만명 중 4분의 3이 오피오이드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오피오이드 중 하나인 펜타닐 중독은 심각하다. 미국 마약단속국(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dea)에서는 펜타닐에 대해 ‘미국이 직면한 가장 치명적인 마약’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오피오이드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하이닥 복약상담 박제혁 약사는 “약물로 인해 높은 도파민 수치를 경험한 뒤에는 신경계가 망가져 도파민에 무뎌지게 되고, 이후에는 도파민 수치가 더 높아지길 원한다”라고 설명했다. 도파민은 기분 좋은 행동을 했을 때 뇌에서 분비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정상인의 경우에는 도파민이 생성되고 난 뒤 제 역할을 다하면 다시 원래 농도로 돌아온다. 그런데 오피오이드를 복용하면 도파민 생성을 촉진시키거나 도파민 농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 기분 좋은 느낌을 유지시킨다. 박제혁 약사는 “이 메커니즘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약물이 도파민의 생성과 분해를 임의로 조절해 쾌락을 느끼게 되면서, 일반적인 행동으로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1의 쾌락을 얻기 위해 2의 도파민이 필요했다가, 이후에는 4, 10, 100의 도파민이 있어야 같은 쾌락을 얻을 수 있는 것.특히 박제혁 약사는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펜타닐의 경우에는 쾌락보상시스템을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약물을 중단했을 때 살이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라고 경고했다.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80~100배, 헤로인보다 50배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미국의 경우에는 제약 회사의 무책임한 홍보와 의료진의 과잉 처방,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이 더해져 중독의 심각도가 높아졌다. 2022년에는 오피오이드 오남용과 관련해 미국의 3대 약국 체인들이 중독이 심각한 오하이오주 2개 카운티에 6억5,050달려(약8,555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다행히 한국은 아직 오피오이드 심각도가 낮다. 앞서 설명한 oecd 국가 오피오이드 사용량에 관한 통계 자료를 보면 한국의 사용량은 낮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박제혁 약사는 “국내에서도 오피오이드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펜타닐 처방 건수는 2018년 89만 1,414건에서 2021년 148만 8,325건으로 약 67%가 늘었다. 특히 박제혁 약사는 “최근 20~30대의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대체적으로 처방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오피오이드 약물이 불법 유통경로를 통해 은밀히 대중사이로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2018년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된 서울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지연 교수팀의 ‘만성비암성 통증환자 마약성 진통제 사용관련 의존성 조사’ 논문에서도 오피오이드의 오남용에 대해 경고했다. 이 조사에서는 오피오이드를 만성적으로 처방받는 환자 5명 중 1명이 오남용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특히 젊은 환자나 우울증 환자, 기능성 통증, 두경부 통증 등이 있는 경우에서 의존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국내에서도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약성 진통제 사용 장애에 대한 평가와 이에 대한 대처,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오피오이드 늪에 빠지면 우리 몸에 생기는 일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2021년 미국인 기대 수명이 76.1세로, 199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십 년간 상승 추세였던 기대수명이 추락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오피오이드 오남용’ 때문이었다. 우리 몸의 통증 신호 경로에는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존재해 통증 신호 전달에 관여한다. 오피오이드는 이 수용체에 결합해 감각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의 흥분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만큼 진통 효과가 강력하고, 그만큼 의존성과 중독성이 강하다. 오피오이드를 오남용하게 되면 중독을 비롯해 통증에 더 민감해지고 호흡이 억제될 수 있다. 또 체온과 혈압이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자칫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오피오이드가 ‘죽음을 부르는 약’이라 불리는 이유다.도움말 = 하이닥 복약상담 박제혁(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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