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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페인 커피, 위 자극 덜할까?...커피 건강하게 마시는 법 5
커피는 이제 단순한 기호를 넘어 한국인의 일상이 됐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약 405잔으로 세계 평균의 3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많은 사랑을 받는 커피지만, 섭취 방식에 따라 위장 건강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 마시거나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 등 위장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위 건강의 날(매년 6월 첫째 주 수요일)'을 맞이하여, 위에 자극을 덜 주는 커피 섭취 요령과 위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일상 속 실천법은 무엇인지 소화기내과 전문의 현일식 원장(시원누리내과의원)의 조언을 토대로 짚어본다.
① '디카페인 커피'로 대체하기
커피 속 카페인은 미주신경을 자극해 위벽 세포의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하부식도괄약근을 일시적으로 이완시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속 쓰림이나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데, 위장이 예민한 사람일수록 이러한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카페인 섭취가 불편감을 유발하는 경우에는 카페인 함량을 줄인 디카페인 커피가 비교적 부담이 적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디카페인 커피는 원두에서 전체 카페인의 95~99%가 제거된 상태를 의미한다.
현일식 원장은 "실제 진료실에서도 위장약 복용 중이거나 기능성 위장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디카페인 커피로 바꾸기를 권고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디카페인도 카페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적은 것'일뿐이므로, 공복에 마시거나 과하게 섭취하면 위 불편감이 생길 수 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② 우유나 두유 소량 첨가하기
블랙커피가 부담스럽다면, 우유를 소량 첨가해 마시는 것만으로도 위 자극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첨가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유는 약알칼리성(ph 약 6.5~6.7)으로, 위에 들어가면 위산을 일시적으로 희석 및 중화시켜 속 쓰림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우유를 자주, 많이 넣어 마시면 시간이 지나면서 우유 속 단백질(특히 카제인)과 칼슘, 지방이 가스트린 분비를 촉진하고, 이로 인해 위산이 다시 과다 분비되면서 오히려 속 쓰림이 악화될 수 있다.
현일식 원장은 "블랙커피에 우유를 첨가하더라도 소량만 넣는 것이 좋다"라면서 "우유 대신 두유 같은 식물성 대체 음료를 사용하는 것이 속 쓰림을 예방하는 데 더 유리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③ 산미 낮은 원두커피로 섭취하기
위장이 예민하다면 산미가 낮은 원두를 선택하는 것이 위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산미가 강한 커피는 위산 분비를 더 자극하거나, 위 점막을 민감하게 만들어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의 '산미(acidity)'는 화학적 산도를 뜻하는 ph 수치가 아닌, 입안에 퍼지는 새콤한 맛이나 과일 향과 같은 미각적 표현이다. 이러한 산미는 원두의 품종, 재배 환경, 가공 방식, 로스팅 정도, 추출 온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로스팅 강도가 낮을수록 원두에 남아 있는 산 성분이 많아 산미가 더 뚜렷하게 느껴지고, 반대로 강하게 로스팅할수록 산은 점차 분해되거나 변성되어 산미가 줄어든다. 실제로 생두에는 시트르산, 클로로겐산 등 다양한 천연 유기산이 포함돼 있는데, 로스팅이 진행되면서 이들 성분은 점차 감소한다.
일반적으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케냐 등 동아프리카산 원두는 산도가 높고 과일향이 뚜렷하다. 반대로 인도네시아, 브라질, 콜롬비아산 원두는 산도가 낮고 고소한 풍미를 지닌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위가 민감하다면, 산도가 낮은 다크 로스트 커피를 선택하고, 'low acid', 'smooth' 등으로 표기된 커피 제품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④ 식후 30분~1시간 후에 마시기
커피는 위산 분비를 자극해 위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공복 상태에서는 이러한 자극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공복 시에는 위를 보호하는 점액과 중탄산염 분비가 줄어들어, 위벽이 산에 더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현일식 원장은 "식후 30분~1시간은 위에서 음식물이 어느 정도 소화되며 위산이 희석된 상태이므로, 커피를 마시더라도 상대적으로 위 자극이 줄어들어 위염, 역류성 식도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라면서 "다만 위장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공복에 커피를 소량 마신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라고 전했다.
⑤ 카페인 섭취 총량 조절하기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카페인 하루 섭취 권장량을 400mg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일반적인 아메리카노 한 잔에는 약 150mg 내외의 카페인이 들어 있으므로, 하루 최대 2~3잔 이내로 섭취하는 것이 적정량이다.
하지만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정해진 '안전 섭취량'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위장 질환이 있거나, 카페인에 민감한 체질이라면 더 적은 양도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다. 현일식 원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속이 자주 쓰리거나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커피 섭취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위 건강 지키려면, 평소 식사 습관도 돌아봐야"
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섭취량과 시기, 첨가물의 종류 등을 조금만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관리가 가능하다. 다만 커피만 조심한다고 위 건강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 세 끼 식사 방식 자체가 위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큰 만큼, 전반적인 식습관까지 함께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현일식 원장은 "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라며 "양배추나 마처럼 위에 좋다고 알려진 특정 식품만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채소와 양질의 단백질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위를 비롯해 전신 건강에도 더 도움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에 가장 나쁜 술, 담배를 끊고 염분이 많은 음식과 탄 음식(구이류)은 피할 것을 권한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평소 제때, 적당량을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급히 먹고, 저녁은 기름지게 먹는 생활은 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현 원장은 "취침 3시간 전부터는 물 외 아무것도 먹지 말고, 식사 중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30번씩 이상 꼭꼭 씹어 먹는 것이 위 건강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